지이잉
핸드폰 진동소리에 무심코 핸드폰을 찾았다.
[엄마]
핸드폰화면에 잠시 떴다 사라졌다.
너무 늦게 받아 끊어진 모양이다.
몽롱한 눈으로 창문을 응시했다. 창밖은 이미 달이 주언에 떠 있었다. 그리고 달을 등진 그림자가 눈에 들어왔다.
"윤민아? 문이 박살나지 않은게 신기할 정도야. 니 머리는 좀 괜찮냐?"
'아 그래 저것때문에 내가 이 도서실 바닥에 뻗었지! 아이고 머리야.'
"또 그렇게 도망가지 말라고, 이번엔 문으로 끝내지 않을테니까."
"아저씨! 당신 뭐야? 나 알아?"
"뭐긴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아, 아니 사람 맞는데... 그것도 중요한 문제긴 하다만 여고생이 이 시간까지 집에 연락도 없이 밖에 있는건 좀 심각한 문제 아닌가? 너 자고 있는 동안 저게 꽤 시끄러웠다."
[부재중 통화 32건]
큰일났다! 엄마의 불호령이 귓가에 웅웅거렸다. 아마 평소에 서른두배쯤 더 혼날 각오를 해야 할 듯 싶었다. 등에서 식은 땀이 흐르는 것을 느끼며 뻐근한 몸을 일으켜 세웠다.
"아저씨는 일단 다음에 봅시다. 내가 아주 아주 긴급상황이라 이만."
서둘러 떠나는 민아의 뒷모습이 안써울 지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