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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리가 어지럽다.
    글쓰기 2012. 10. 24. 00:01

    조금만 더 가면 집이니 좀 참아보자 참자 참자 걸어온게 이십여분.
    초가을 선선한 날씨에 왠 땀이 나나 했는데 그게 식은땀이었나 몸이 으슬으슬하고,
    머리가 터질듯이 아프더니 이젠 땅이 울렁거린다.

    아 이제 진짜 못참겠다. 생각한 순간 다리가 풀려 주저 앉아 버렸다.

    넘어지지 않은게 다행이다 생각하며 땀이 난 이마를 훑으려 앞머리를 올렸는데
    손끝에서 뭔가가 우수수 떨어지는게 느껴졌다.

    피복 벗겨진 전선, 잘게 잘라진 전선조각들이 우수수 떨어져 앞머리에 뒤엉켰다.

    위에서 떨어졌나 싶어 하늘을 올려다 봤지만 높은 건물은 커녕 지나가는 비행기 하나 보이지 않았다.

    놀란 마음에 주머니를 뒤져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까만 액정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내모습에 놀라 핸드폰을 떨어트리고 말았다.

    빠진 머리카락 사이 벌어진 내 머리틈에 여러 갈래의 전선이 빼곡히 들어차있고,
    전선 물결 사이로 출렁이는 은빛의 뭔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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