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F9924
2XXX년. 기적적으로 개발한 인공자궁은 불임,난임 부부의 문제를 해결했다.
단순히 건강한 정자와 난자만 제공하면 나를 닮은 아이를 가질 수 있다.
3XXX년 현재 지구 환경파괴와 호르몬 이상으로 자연임신은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인공자궁은 전세계 부부들에게 없어선 안될 발명품이 되었으나,
수용할 수 있는 아이의 수는 정해져 있었으므로 제한적으로 아이를 갖게 되었다.
아이를 낳을 수 없는 환경, 키우기 어려운 환경으로 전세계 각 국가에서도
산아 제한을 할 수 밖에 없었다.
A부터 F등급으로 차등 순번을 받게된 부부들은 어쩔 수 없이 아이를 기다리는
처지에 이르렀다.
1월 1일. 새해 첫날 아침부터 우리 부부는 센터에 가기로 했다.
올해는... 올해는 우리 차례가 오려나.
F9924, F등급에 9924번째...
나는 벌이가 시원치 않았다. 하루종일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녀도 저소득층이었고,
내 아내는 조금 아프다. 일을 할 수없는 상태라 집에서 요양을 하는 처지...
그로 인해 우리가 받을 수 있는 등급은 최하등급인 F등급이었다.
가끔 뉴스에서 F등급의 부부도 아이를 갖게 되는 모습이 나오곤 했다. 가뭄에 콩나듯.
화성 국가 개발사업에 업적을 쌓아 돌아오거나, 우주전쟁에 참전을 해서 훈장을 받거나 하는 방법이 있긴했지만
그것또한 F등급은 지원해서 뽑히기도 어려운 일이었다.
"F등급에 9000번대면 아직 멀었습니다. 아마 내후년에도 좀 힘들 것 같군요..."
예상한 답변이었지만, 기계적으로 읊는 센터직원의 대답에 내 아내는 다시또 눈물을 터뜨렸다.